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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치료

단국대학교 언어병리학 대학원 도전기

설레어리 2025. 1. 13.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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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의 갱년기

지금 생각하면 남편의 갱년기는 나에게 좋은 자산이 되었다. 동굴 속으로, 속으로 파고드는 그를 어찌할바를 몰라 전전긍긍하고 있을 때, '남편 바라보고 살지말고, 네 삶을 살아' 라는 메시지를 들었다. 다시 공부라는게 하기 싫었는데, 내가 숨을 쉬고 살려면 이것뿐이다! 라는 생각으로 아이들이 잠든 뒤 10시부터 새벽 시간을 달려 이대와 단대 일반대학원 언어병리학에 지원했다. 학업계획서를 쓰는데 2주, 남은 한 달은 면접을 준비하기 위해 <언특모> 네이버카페를 들락거리며 얻은 정보로 나름 훑어내려갔다. Hedge라는 분이 쓴 Communication Disorder 라는 책이 정석처럼 거론되는데, 나도 어렵사리 중고로 책을 구해 한 달 동안 원서를 읽었다.

면접 그리고 합격

단국대학교는 비대면으로, 이화여대는 대면으로 면접이 진행되었다. 둘 다 떨리기는 매한가지다. 단국대학교는 교수님 2~3분과 학생 6명이 함께 면접을 진행한다. 이화여대는 교수님 4~5분과 학생 2명이 면접을 본다. 

단국대학교는 영어를 읽고 해석할 수 있는지, 원서에서 발췌한 문장 4~5문장으로 확인했다. 비전공자들에게는 5대 장애에 대한 간단한 질문이 이어졌는데, 전공자들에게는 압박질문이 이어지기도 했다(하지만 압박질문을 받는다는 건 합격이라는 뜻인 것 같다). 이대는 대기실에서 대기하다가 면접장에 들어가면 A/B 좌석에 따라 지문이 다른 영어 문단이 제공된다. 약 2분? 정도 훑어볼 수 있는 시간을 준 후 영어를 해석하도록 한다. 그 외 면접 질문은 '아이 키우면서 학업이 가능하겠느냐' 뿐이었다.

사실 단대 면접보다 이대 면접을 훨씬 잘 보았다고 느꼈는데, 최종적으로 나는 단국대학교 언어병리학 대학원생이 되었다.

수업, 과제, 실습...

총 4개 학기 중 3개 학기가 마무리 되었다. 마지막 1개 학기를 남겨두고 있다. 어떻게 1년 반의 시간이 지났는지.. 폭풍같은 1년 반이었다. 남은 한 학기는 그 1년 반의 최종보스급이 될 것 같다. 수업은 학기마다 4~5개 과목을 수강해야했다. 첫 학기에는 오전 9시 30분 수업도 있었고, 저녁 6시 30분 수업도 있었다. 두번째 학기는 수업이 몰려있어 오전부터 오후까지 학교에 있어야 했지만 자주 오지 않도록 시간표가 짜여졌었다. 그리고 세번째 학기는.. 수업과 실습(아동 1명)이 함께 진행되므로 수업인지, 실습인지 늘 정신은 다른데 가있는 채 한 학기가 흘렀다. 과제는.. 매 학기 발표와 중간/기말고사, 매주 과제, 보고서와 학술제 등등으로 학교 일정만 소화하기도 벅찼다. 학부 4년 동안 배우는 양을 2년 안에 배워야하니 그도 그럴 것이다. 매 학기마다 크게 한번씩 아프고 나면 학기가 끝나있었다. 수많은 스케줄링을 쳐내기 위해서 영양제는 필수이고, 살림이고 애들 교육이고 많이 손을 놓아야했다. 1년 반이 지난 지금, 우리집에는 로봇청소기가 들어왔다.

남은 실습과 연구보고서(논문), 그리고 국시

이제 한 학기를 남겨두고 있는데. 이번에는 실습 아동이 2명이다. 각 아동마다 1800분의 실습시간을 채워야한다. 수업은 다행스럽게도 3과목인데, 하나하나 주옥같다는 선배들 말에 3개 밖에라는 말이 나오지는 않는 상황이다. 그래도 총 15주의 시간이 흐르고 나면 나도 졸업이라는 걸 하겠지! 졸업을 위해 연구보고서를 써야 하는데.. 아무래도 학기 중에 이 연구보고서까지 해결하는 건 무리가 될 것 같다. 난 애도 있으니까 ㅠㅠ 

정말 최종 최종 졸업을 하면 이제 올해 언어재활사 2급 국가고시를 치뤄야한다. 그래야 최종적으로 언어재활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되니까. 2025년 한 해가 정말 중요한 이유다. 나의 20대 회사생활과, 30대 주부생활.. 그리고 이제 40대를 준비하며 새로운 소명을 가지고 살아볼 나녀석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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