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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털리는 선매수 후매도 이야기 <Part. 1>

설레어리 2020. 10. 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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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이 털리는 선매수 후매도 이야기

<Part. 1>




지난 2020년 7월은 

우리 가족, 아니 나의 인생에서 

큰 사건이 두가지 있었던 달이다.

하나는 사업자등록증을 낸 것이고,

나머지 하나는 서울에 드디어 

등기를 친 것이다. (물론 남편 명의지만;)


우리 가족은 강원도 동해에서 

여름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아빠가 묵호등대 근처에 집을 하나 사두셔서

온 가족이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2박 3일을 보냈다.

아이들과 바다에서 놀고 있는데,

강동구의 한 부동산에서 전화가 왔다.


이미 7월 초에 강동구 임장을 다녀왔고

한 집이 마음에 들어서 계약을 하려 했으나

아쉽게 다른 집과 계약을 하게 되었다고 해서 

놓치고 오게 되었었다. 

근 1년 동안 서판교, 분당, 송파, 하남 등의

임장을 다니던 터였는데,

강동 임장을 갔다가 가격과 입지가 

모두 마음에 들었어서 

부동산에 한 번 더 재차 물건 나오면 

연락달라고 하고 왔었다.



당시 30대 영끌족이니, 

30대가 정신을 못차리고 집을 산다느니 하며

김현미 장관이 혀를 끌끌차던 때가 

바로 우리가 한참 줄서서 집을 보던 때다.

실제로 3팀이 함께 집을 보러 가기도 했고

그 세 팀 모두가 모두 우리 또래였다.






그러던 중 부동산에서 

지난번에 마음에 들어했던 집이 

계약이 어그러져 다시 튀어나왔는데 

할 의향이 있느냐며..

바닷가에서 가계약금 1000만원을 

두근두근거리며 쏘았다.

푸르른 동해바다 처럼 

이제 내인생도 씨원하게 

펼쳐질 것만 같은 순간이었다.

큰 우여곡절이 있는 인생은 아니었지만

희안하게 서울에 내 집 한 번 있어본 적이 없어

서울 수서동, 방배동, 금호동, 잠원동 알짜배기에서

전세집 살아보며

내가 무조건 서울 강남에 내 이름 한번 새겨야지,

생각했었더랬다.



서울 전세를 살면서 느낀 것은

무너져갈 것 같은 구축 아파트라도

서울은 서울이구나.

내가 누리는, 내가 소비하는 시간과 생활의 질이

경기도 신도시와는 다르다는 것을

많이도 느꼈다.

(그게 무엇이냐 물으신다면, 

너무 많아 열거하기도 힘들거니와..

너무 개인적이라서)




아무튼 가계약금만 쐈는데도 

덩실덩실 춤이 춰지더랬다.

당시 세입자가 살고 있는 물건 이었고

세입자는 12월 말이 계약 만기였다.

집주인은 10월 말까지

세입자의 전세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중도금과 잔금으로 나누어 치른 후 

소유권 이전을 해주기를 원했는데

그 금액이 계약금 1억, 중도금 2억, 잔금 2.1억으로

다소 무거운 금액이기도 했어서 

사실상 전 계약자와 계약이 파기되었던 것이다.

우리에게도 수월한 금액은 아니었으나

현재 집 매도가 순조롭게만 진행된다면

약간의 도움도 받아서 해낼 수 있는 사항이라서

계약을 했다.

계약서를 쓴 날 바로 동네 부동산에 들러 

우리가 집을 사두었으니 서둘러 우리 집을 팔아주시라, 

부탁드렸다.



그리고 8월 한 달 동안 기나긴 장마가 시작되었고..

이사철 피크라는 가을 9월이 시작되었음에도

중개업소에서는 소식이 없었다.

우리가 집을 살 때까지만 해도 매도자 우위시장이었는데

계약과 동시에 거래도 절벽이 되었다.

어마어마한 정책들이 마구 쏟아지던 시기였으니 말이다.


평균 일주일에 1번 꼴로 집을 보여주긴 했으나,

다들 주춤하는 눈빛이었다.

코로나로 등원하지 않는 아이들이 집에 있어

사람들을 집으로 들이는 것이 내심 걸렸지만

보여줘야 팔리니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함께보면 좋은 글] 영혼이 털리는 선매수 후매도 이야기 <Part.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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